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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 미얀마 유학생 에이 "밤에 경찰과 군인이 시민들을 납치해요" 한국 관심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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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1 댓글 0건 조회 3,596회 작성일 21-02-24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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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부터 대구에 거주 중인 미얀마인 에이씨.(Aye·24·계명대 관광경영학과 4학년)


"뉴스에서 보이는 상황보다 현지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미얀마가 진정한 민주주의를 쟁취할 수 있도록 미얀마인들의 깊숙한 목소리를 들어주세요."

대구에 사는 미얀마인 에이(Aye·24·계명대 관광경영학과 4학년)씨는 고국에서 일어난 '유혈사태'에 밤잠 이루지 못하고 있다.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에 살고 있는 가족과 친구들은 날마다 쿠데타와 군부독재에 맞선 불복종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들에게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생각에서다.


에이씨는 "밤이 되면 경찰과 군인이 무고한 시민을 납치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있어서 남성들은 밤새도록 자기 동네를 지키기도 하는 상황이다.

모든 사람이 낮도 밤도 없이 평화롭지 않게 살고 있다"며 "설상가상으로 현지 새벽 1시부터 오전 9시까지는 인터넷과 전화 모두 되지 않고 있다.

부모님은 '걱정하지 말라'며 저를 안심시키고 계시지만, 눈에 보이지 않으니 더 불안할 뿐이다"고 말했다.

지난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시간이 흐를수록 미얀마의 상황은 격화되고 있다. '유혈사태'는 일상이 됐다. 지난 9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의

시위 현장에서 20세 여성 카인이 경찰의 실탄 사격으로 뇌사 상태에 빠졌다가 19일 결국 숨졌다.

20일에는 제2 도시 만달레이에서 군경이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쏴, 시위대를 돕던 10대 소년을 포함한 최소 2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 당했다.

여태껏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구심점'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도 구금된 탓에, 지도자를 잃은 미얀마인들의 상실감도 큰 상황이다.


"미얀마의 젊은 사람들은 솔직히 정치에 대한 관심이 없었어요. 편하게만 살아온 거죠. 하지만 이제는 달라요.

아무 무기 없이 평화롭게 민주주의를 위해 시위하는 시민에게 실총을 쏴 죽이는 건 일어날 수 없는 일 아닌가요.

카인의 죽음이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졌지만, 또 다른 카인은 계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머나먼 타국에서 고국의 상황을 그저 관망하고만 있을 수 없었던 에이씨와 미얀마인 친구들은 자신들이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SNS에 미얀마 사태를 알리는 영상을 제작해 올린 것이다. 국내외 이용자들에게 "미얀마가 군부를 떨쳐내고 다시 민주주의를 회복할 수 있게 지지해달라"는

당부 말도 전했다. 지난 20일 미얀마 학생 10여 명은 경찰서에 집회 신고를 낸 후, 계명대 동문 근처에서 "우리는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지지한다"는

팻말을 들고 평화 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에이씨는 과거 미얀마와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는 한국인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그는 "지금 미얀마의 상황을 알려야 한다는 생각에서 여러 운동을 하고 있고, 우리나라의 상황을 공개적으로 얘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그렇지만 생각보다 한국인 친구들의 관심이 없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라며 "한국이 민주주의 획득을 위해 투쟁해온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런 만큼 한국인들이 미얀마인의 마음속에서 나온 진정한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전했다.
(영남일보 2021.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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