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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규 작가, 7월18일까지 서울 가나아트 한남서 초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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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1 댓글 0건 조회 2,775회 작성일 21-06-3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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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규 '수직적 시간(Vertical time, 2021)'

디지털 이미지를 변용해 사유의 세계로 끌어들인 세계적 아티스트 박종규가 지난달 29일부터 18일까지 서울 가나아트 한남에서 '수직의 시간(Vertical Tim)'을 주제로 초대전을 갖는다. 디지털 이미지의 최소 단위인 픽셀(pixel)에서 생기는 점과 선의 이미지를 통해 노이즈(Noise)를 시각화하는 박종규는 이번 전시에서 회화 9점, 영상 1점, 조각 1점을 선보인다.

대구출신인 박종규는 계명대 미대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명문 국립 에콜데 보자르 미술학교에서 수학했다. 2017년 홍콩 아트바젤과 이듬해 미국 뉴욕 아모리쇼 등 국제적인 아트페어에 초대전을 선보였고, 국내에서는 2017년 영은미술관, 2019년 대구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여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선택받지 못해 버려진 찌꺼기, 중심에서 배제돼 변방에서 맴도는 쭉정이, 고갱이가 아닌 껍데기도 당당히 주연으로 빛날 수 있다는 것을 미술작품으로 보여주는 작가다. 

즉 쓸모가 없거나 불필요하다고 판단돼 버려지는 것을 '노이즈'에 대입했고, 배제되는 것들에 '미술적 가치가 존재하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작업으로 풀어냈다.


박종규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노이즈는 청각적으로는 잡음을 의미하고, 전자통신으로는 불필요한 신호를 말한다. 그는 디지털 이미지에서 발견한 '노이즈'를 주제로, 필요와 불필요, 주류와 비주류 등의 기준을 가르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일반적 개념의 해체를 시도한다. 절제된 형태미, 물성탐구, 작품을 대하는 태도와 작품과의 관계에 대한 고민을 다양한 매체로 풀어내는데, 평면에서 나아가 설치, 퍼포먼스, 영상 등으로 그 영역을 확장해갔다.

디지털 이미지의 노이즈는 모자이크 같은 점(Dot) 형태의 픽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를 확대하거나 변형하여 선(Line) 또는 비선형적(Nonlinear) 형태로 코드화해 회화, 조각, 영상, 설치작업 등의 시각적 매체로 변주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추출된 노이즈 이미지를 1차적으로 시트지 위에 새겨 기계로 출력한다. 이어 출력한 시트지를 캔버스 위에 부착한 뒤 점이나 선 모양의 노이즈는 시트지에서 제거하고 그 위에 아크릴(Acrylic)이나 제소(Gesso), 바니쉬(Varnish) 등을 칠한다. 남은 시트지를 제거하는 후반부 작업을 통해 캔버스에는 노이즈 이미지만이 남게 된다. 이것으로 작가는 제거돼야 할 것으로 여겨지는 노이즈를 시각적으로 부각해 이에 미술적 가치를 부여한다.

2015년 암호(Encoding) 연작이 노이즈를 암호화해 표현한 결과물이라면, 2016년 미궁(Maze of onlookers)과 2017·2018년 구현(Embodiment) 시리즈는 사이버상에 버려진 오류와 노이즈들을 모아 암호화한 픽셀의 이미지를 2차원의 평면 회화에서 3차원, 나아가 4차원 공간으로 확장하는 과정에 해당한다.


특히 2019년 순항(~Kreuzen) 연작과 이번 신작 시리즈인 수직적 시간(Vertical Time)의 연결성이 두드러진다. 공통점은 노이즈 형태에 있어 변화를 시도했다는 점과 명칭에 부여하는 의미가 달라졌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전 연작에서는 점과 선을 통한 제한적인 방식으로 노이즈를 표현했던 반면 신작에서는 작품의 규칙적인 패턴을 해체하여 추상성을 더했다.

(영남일보 2021.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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